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2주 앞두고 공약한 ‘국회 세종시 완전이전’과 관련해 여야는 지금껏 이전이 추진되지 않은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한 위원장은 28일 서울 마포 유세에서 “저희는 어제 여의도 구태 정치를 종식하는 상징으로써 국회를 완전히 세종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서울시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했다. 그것은 단지 국회 이전 문제가 아니라 이곳을 비롯한 서울 전 지역에 새로운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마치 이것이 ‘그냥 하면 되는 것이지’ 식으로 퉁치고 넘어가려 하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전을) 이미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건 국회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국회에서 승리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다수당이면서도 국회를 완전히 이전하는 법안을 만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 부실장도 BBS라디오에 나와 “지난해 10월 세종의 국회 분원 설치는 확정됐으나, 나머지 본회의나 부속기구의 이전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이미 하기로 했다는 것은 완전히 새빨간 거짓”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그간 태도에서 돌변해 졸속 공약을 내놨다고 비난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럽긴 하지만, 국민의힘이 그간 소극적·부정적이었던 태도를 버리고 국회 세종 이전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다만 한 위원장이 ‘국회법만 고치면 가능하다’고 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한 위원장의 검토 깊이·폭을 보는 것 같아 ‘조금 더 생각해보고 말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완전 이전은) 노무현의 꿈이자 공약이었는데, 자기들(국민의힘)이 계속 막아서 못 한 거 아닌가”라며 “한 위원장이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으로 공약을 내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