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발·민생 안정에 방점… 野 향해 “개같이 정치” 맹공

한동훈 위원장 공식 선거운동 첫날

한강벨트·의정부 등 12개 지역구 순회
“라면·설탕 등 부가세 한시 인하 추진
국회 이전 여의도 필두 개발제한 철폐”
李·曺 겨냥 “감옥 안 가려…” 원색 비난

與, ‘국회, 세종 완전이전’ 특별법 발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민생’을 외치며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경기 지역 험지를 찾아 부가가치세 한시 인하 등 고물가 대책을 약속했고, 야권을 겨냥해서는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것이 민생”이라고 맹공했다. 총선 불출마로 특정 지역구에 구애받지 않는 한 위원장은 이날 하루에만 12개 지역구를 돌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날 한 위원장이 찾은 지역 중 서울 용산·송파를 제외하고는 모두 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곳으로 국민의힘은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회 이전 이어 ‘물가 안정’ 공약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 앞에서 진행된 지원유세에서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절반 인하하는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출산·육아용품, 라면·즉석밥·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식재료를 언급했다. 이어 “필요하면 법률 개정도 추진하고,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상품권, 캐시백 제도 등을 활용하는 등 정부에 더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0시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채소·과일 물가를 점검하며 “생활인을 대변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고물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에 이어 ‘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을 띄우며 서울 개발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광진구 신성시장에서 “여의도 국회 때문에 막혔던 고도제한, 개발제한을 여의도부터 시작해 광진에 이르는 한강벨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철폐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충청선대위원장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이날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을 명문화하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과 국회법·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치 개같이”… ‘야권 심판도 민생’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이·조 심판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생”이라며 야권 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저희는 경제개혁, 민생개혁, 정치개혁을 여러분을 위해 하겠다”면서 “그걸 위한 선결 조건이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이 우리를 지배하면 민생도 없고 정치개혁도 없다”고 했다.

각각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범죄자’로 칭하며 저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 살기 위해, 자기 감옥 안 가기 위해, 자기 사적 복수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게 문제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며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관되게 ‘입조심’을 강조해온 한 위원장이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이크를 잡자마자 막말을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앞으로 지원 유세를 나가 이 지역 후보들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포을 함운경 후보, 한 위원장, 마포갑 조정훈 후보. 이제원 선임기자

또 한 위원장은 야권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것을 두고도 강도 높은 발언으로 맞섰다. 그는 “(야권이) 우리 정부 임기 3년이 너무 길다, 그 전에 끌어내려야 한다고 하는데 그 두 사람(이·조 대표)이 유죄 판결 확정돼서 감옥에 가기까지 3년이 너무 길다”고 비꼬았다. 이어 “3년이나 임기가 남은 정부를 두고, 그전에 끌어내리겠다는 오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이겼던 당이고, 이길 수 있는 당”이라며 독려에 나섰다. 최근 개헌·탄핵이 가능한 ‘범야권 200석’ 전망이 나오는 등 여당에 판세가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자 직접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요즘 선거 어렵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실 거다. 실제로 어렵다”며 “몇 석이다 말이 많다. 그러나 그건 방관자들의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힘으로, 국민과 함께,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범죄자 집단에 승리하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