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8년 5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다음 해 2월과 6월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런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그해 3월, 9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개선·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변 핵시설이 가동 중이고 ICBM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이로부터 4년 뒤 신속·기습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의 괴물 ICBM ‘화성 18형’을 시험발사했다. 2022년 패널보고서는 북한이 파괴했던 풍계리 핵시설을 복원해 기폭장치를 시험하고 새 갱도도 파면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설치돼 이처럼 제재 위반 혐의를 조사·공개해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려 왔다. 석유와 석탄, 철강 등 원자재 밀수출과 무기거래 정황이 포착됐고 가상화폐 탈취 등 사이버 불법과 인권유린 상황도 드러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아우디 차량 등 고위층의 사치품이 해외에서 흘러들어 간 사실도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눈엣가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