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지 1년이 지난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석방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에반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진실의 빛을 비추기 위해 안전 위험을 무릅쓴 채 기자로서의 일을 하기 위해 러시아로 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의 기자 구금이 “전적으로 부당하고 불법적”이라며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송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을 협상 칩으로 이용하려는 러시아의 끔찍한 시도를 계속 비난하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자유 사회의 기둥인 언론을 공격하거나 언론인들을 표적으로 삼는 모든 사람에게 계속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30일일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옛 소련 정치범 수용소로 악명 높은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용됐다. 탈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체포 당시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와 WSJ, 미국 정부는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WSJ은 29일자 1면 지면의 머리기사 자리에 “그의 기사가 여기에 있어야 한다”는 제목만 남기고 기사 부분을 백지로 발행해 러시아 당국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