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고양이가 자신을 할퀴었다는 이유로 격분해 잔인하게 때려죽인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백두선 판사는 지난 22일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26)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18일 피해자인 여자친구 B씨가 키우던 고양이를 때려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의 집에 방문한 A씨는 고양이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양손으로 들어 올렸는데, 고양이가 앞발로 자신의 왼쪽 뺨과 쇄골을 할퀴자 이에 격분해 한 손으로 고양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머리를 5~6차례 때린 것으로 적시됐다. 그는 고양이가 할퀸 것에 화가 나 범행하게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고양이를 잃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것은 아닌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범행 후 피해회복의 일환으로 다른 고양이를 분양받아 피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