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컨설팅’한 시청자 정보 넘겼다면…대법 “방통위 제재 정당”

컨설팅방송의 무료상담으로 접수한 시청자 정보를 다른 업체에 제공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채널A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조치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진=뉴시스

채널A는 2016년 3월~2021년 9월 사이 보험·자산컨설팅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두 곳의 법인보험대리점과 협찬계약을 맺고 협찬료를 지급받았다. 법인보험대리점은 보험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보험을 판매한 뒤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화면에 보험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를 기재하고 상담을 접수했다. 이 과정에서 접수를 담당한 텔레마케팅 회사는 시청자의 이름·전화번호·주소·생년월일 등을 수집해 보험대리점에 전달했다. 이는 채널A와 보험대리점 간 협찬계약 조항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채널A가 시청자의 정보를 부당하게 제3자에게 제공하고 영업활동에 이용해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188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방송법은 방송사가 방송 과정에서 알게 된 시청자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부당하게 유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채널A 측은 “방송사가 직접 시청자 정보를 수집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채널A가 “시청자 관련 정보를 자신의 영업활동에 부당하게 유용한 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방통위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방송사가 착신전환함으로써 시청자와 상담원을 연결하는 행위를 했고, 상담원이 정보 수집을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2곳의 보험대리점이 제공한 협찬료는 시청자 정보와 실질적인 대가관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했다. 

 

이어 “시청자들은 보험 관련 전문가가 추후 전화해 상담해 줄 것으로 생각했을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정보가 보험대리점에 넘어가 마케팅에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