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열흘 앞두고 여야는 휴일에도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여야의 발언 수위 또한 높아지고 각종 의혹 제기에 고소·고발 등이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부터 연일 상대 진영을 향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경기 부천시 지원 유세에서 이재명 대표의 과거 발언과 군 위안부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김준혁 후보와 편법 대출 논란의 양문석 후보 등 거론하며 “정치 뭣같이 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인천 계양을 유세에선 “범죄자를 정치에서 치워버리겠다는 사람과 자기가 감옥 안 가겠다고 당선되겠다는 사람이 승부가 되겠냐”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민주당도 즉각 “그 입이 쓰레기통”이라며 한 위원장을 겨냥했다. 강민석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쓰레기란 말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 아니”라며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걸 모르냐”고 비판했다. 이어 “성범죄 변호 후보들과 역사 왜곡 막말 후보 등 각종 논란의 국민의힘 후보들로 인해 다급한 심정임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선거도 좋지만, 이성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강 대변인은 또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라는 격언을 소개하며 “정치 언어를 더는 오염시키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한 위원장의 ‘범죄자 연대’ 표현에 반발하며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조 대표는 전날 광주 유세 현장에서 한 위원장의 4·10 총선은 ‘범죄자들의 연대와 선량한 시민들의 대결’이라는 발언을 두고 “한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범죄자 연대라는 자백인가”라며 받아쳤다.
고소·고발도 선거 초반부터 계속됐다. 성수동 주택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증여하며 ‘아빠찬스’ 논란이 제기된 공영운 민주당 후보는 현대차 임원 시절 차량 엔진 중대 결함에 대한 은폐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개혁신당은 전날 현대차 엔진 결함을 폭로했던 품질강화팀 부장 출신 김광호씨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화성을에서 공 후보와 경쟁 중이다.
이에 대해 공 후보는 “저급한 네거티브에 대응할 가치를 못 느끼며, 허위 사실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입과정에서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을 사실이 알려진 양문석 후보는 편법 대출은 인정하면서도 ‘사기 대출’은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그는 새마을금고 측이 ‘업계 관행’이라며 딸 명의의 사업운전자금 대출을 먼저 제안했다며 “사기 대출 의혹을 제기한 매체를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다음날 같은 당 양부남 광주 서을 후보도 ‘부모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양 후보의 재산 내역을 보면, 양 후보의 두 아들은 용산구 한남3구역 내 지하 1층·지상 3층 단독주택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양 후보의 배우자는 2019년 해당 주택을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 당시 장남은 25세, 차남은 23세로 양 후보는 당시 두 아들을 대신해 증여세를 내줬다. 증여는 재개발 사업 시행계획 인가가 난 후 8개월 후에 이뤄졌다. 양 후보는 선관위에 해당 주택이 9억36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신고했다. 재개발 호재로 인해 실제 가치는 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양 후보 캠프 측은 “‘부모찬스’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불법대출도 없었으며, ‘꼼수 증여’도 아닌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상적인 증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박은정 후보는 최근 1년간 재산이 약 41억원 증가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인 검사장 출신 이종근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박 후보는 입장문에서 “신고한 재산은 배우자가 퇴직금과 공무원 연금과 임대차 보증금, 상속 예정 부동산, 배우자 매출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해명했지만 이 변호사가 1조원대 다단계 사기 변호를 맡아 20억원이 넘는 선임 비용을 받았다는 의혹이 재차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