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글씨가 잘 안 보여요.”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잘 드러나는 질병이 있다. 바로 근시다.
눈으로 사물을 선명하게 보는 과정에서 ‘굴절’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면서 굴절돼, 망막의 중심오목에 초점을 맺혀야 하기 때문이다. 굴절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과도한 굴절로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게 되면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만 먼 곳은 잘 보이지 않는 근시가 생기고, 낮은 굴절로 인해 물체의 상이 망막의 뒤에 맺히게 되면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 않는 원시가 생기게 된다.
근거리 작업, 어두운 환경에서의 생활, 강도 높은 교육 등이 후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후천적 근시가 급격히 진행되는 만 6∼7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고도근시로 이어지기 쉽다. 근시 치료는 아트로핀과 드림렌즈 등이 있다. 2021년 서울대병원 소아안과 김영국·정재호 교수팀은 아트로핀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총 8개 농도 중 아트로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할 때 0.05%가 가장 적합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미 진행된 근시를 ‘되돌리는’ 치료가 아니라 향후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다.
후천적 근시의 경우 밝은 조명 아래 눈 간격 30㎝ 이상 떨어져서 책을 읽고, 컴퓨터 모니터 사용을 줄이는 등의 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김대희 전문의는 “후천적 근시의 경우에는 근거리 작업 제한, 밝은 환경에서 생활, 외부활동 장려 등 여러 환경적인 요인을 장려할 수 있지만 이 자체로 (근시 예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근시가 급격히 진행하는 시기 이전부터 주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