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최연장자인 존 굿이너프 박사는 오늘날 전 세계 전기차(EV)에 동력을 공급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니켈 및 코발트 기반 양극재(용량과 출력을 좌우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의 대안인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초기 개발자이기도 했다. LFP 배터리는 고온에서 폭발하지 않아 안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다. 약한 출력도 단점이다. 주로 저가형 전기자동차에 사용돼 왔다.
2020년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과 협력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전까지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 한국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생산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저가 중국산 이미지를 가진 CATL, 그것도 NCM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를 쓰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중국산 LFP 배터리는 이제 테슬라를 넘어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볼보, 현대, 기아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LFP 배터리가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