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2·토트넘)은 누구보다 주장 완장의 무게를 잘 아는 선수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장인 그는 3월 A매치 기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서 2골을 작성하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주장으로서 책임감은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막판 결정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귀중한 승점 3을 팀에 안겼다.
토트넘은 3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EPL 루턴 타운과 홈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41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브레넌 존슨이 뒤로 흘려준 공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 최우수 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공식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리그 15호골로 재러드 보언(웨스트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불)와 함께 EPL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1위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8골)과는 3골 차다. 손흥민은 또 토트넘 구단 역대 득점 순위에서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뒤 160골을 퍼부은 그는 1960년대 활약한 클리프 존스(159골·웨일스)의 기록을 넘어서며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다.
손흥민의 결승골은 수차례 아쉬운 찬스 뒤에 나와 더 값졌다. 손흥민은 전반 19분 상대 골키퍼를 제친 뒤 시도한 슈팅이 좌우 측면 골대를 연속으로 강타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손흥민은 “정말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오늘은 운이 좋지 않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난 주장인 만큼 침착하려고 했다. 마지막까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승점 3을 챙기는 데 일조해서 기쁘다”며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다. 팬들과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 골도 넣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점 3을 수확한 토트넘(승점 56)은 5위에 자리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는 아직 애스턴 빌라(승점 59)다. 다만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현재 두 팀의 승점 차는 3으로 경쟁이 치열한데, 골 득실은 애스턴 빌라(20)가 토트넘(18)에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