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혐의를 받는 페루 대통령이 내달 검찰에 출석해 대면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 법률 대리를 맡은 마테오 카스타녜다 변호사는 "검찰이 4월 5일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출석을 요청했다"며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자신의 진술을 받아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페루 RPP뉴스와 엘코메르시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1만4천 달러(1천875만원 상당·1달러=1천339.50원 기준) 상당의 롤렉스를 비롯해 최소 14점의 시계를 착용하고 약 2년여간 공식 일정(부통령 시기 포함)을 소화했는데, 이 시계들의 취득 경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다만, 롤렉스 시계 자체의 소재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페루 검찰은 대통령실에 수사 협조 요청을 통해 시계를 넘겨받으려 했으나, 대통령실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엘코메르시오는 보도했다.
한편,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자의적이고 불공평하며 모욕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검찰은 성명에서 법원에서 절차에 따라 받은 영장을 집행했다고 강조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페드로 카스티요(54)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강압적인 진압을 지시 또는 묵과해 큰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이미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현재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 평가는 10%대에 불과해, 경우에 따라선 이번 '롤렉스 스캔들'로 또다시 페루 정국이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정부를 이끌며 1만5천500솔(sol·562만원 상당)을 월급으로 받았다.
페루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나라 최저 월급은 1천25솔(37만원 상당), 전체 평균 월급은 1천607솔(58만원 상당)이었다.
대통령이 손목에 찼던 시계 중 하나인 롤렉스의 가격은 페루 화폐 단위로 따지면 5만2천솔 상당이다. 숫자로만 보면 평균 직장인이 33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월급을 모아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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