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비군 처우 개선한다더니… 소비기한 열흘 넘은 음료수 지급

육군 모 부대에서 예비군에게 소비기한이 지난 음료수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군 훈련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식사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육군 모 부대는 지난달 5일 지역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작계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당시 도시락이 지급됐는데 소비기한이 열흘이 넘은 과일 음료수가 포함됐다. 당시 100명에 가까운 예비군들이 해당 도시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세계일보 자료사진

부대는 도시락을 지급할 때까지는 음료수 소비기한이 지났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부대는 훈련이 끝나기 전 서둘러 예비군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사과했으며 조치사항 등을 안내했다. 

 

예비군 5∼6년 차를 대상으로 하는 작계훈련에는 통상 민간 위탁업체가 납품하는 도시락이 제공된다. 도시락 단가는 지난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랐다. 일차적으로는 유통기한 지난 음료수를 납품한 업체에 책임이 있지만 부대 역시 이를 지급할 때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비군 훈련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예비군 불만 민원 중 △훈련장 교통편 열악 △휴일 예비군 제도 확대 △식사 부실 등이 가장 많았던 민원으로 꼽혔다.

 

정부도 예비군 훈련 보상비 인상 등을 추진하는 한편 이달 중 전국 12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예비군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없는지 합동실태조사를 처음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장 부대에서 예비군에게 지급되는 식사나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은 “소비기한이 경과된 음료가 지급된 것을 식사가 끝나기 전 현장에서 식별해 즉각 조치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는 등 후속조치도 진행했다.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수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