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尹과 조건 없이 만나라” 전의교협 교수 돌연 사퇴, 왜?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
“기사가 발언 의도와 다르게 나가 입장 난처”

전공의들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조건 없이 만나라”고 말한 교수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보직을 사퇴했다.

 

전의교협 언론홍보위원장을 맡았던 조윤정 고려대 의대 교수는 3일 보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 언론홍보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조 교수가 언론홍보위원장으로서 매 평일 진행해온 전의교협 브리핑도 한동안 중단된다.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교수는 “기사가 (발언) 의도와 전혀 다르게 나가서 전의교협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의교협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입장은 ‘대통령은 전공의와 만나라’였는데, ‘전공의는 아무런 조건 없이 대통령과 만나라’는 후렴 부분만 언급이 됐다”며 “그 기사로 많은 분이 혼란스러워하고 전의교협 입장도 곤란해져 사퇴 제안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조 교수는 전날 전의교협 정례 브리핑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조 교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아빠가 아들을 껴안듯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딱 1분 만이라도 안아달라”고,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는 “마음에 안 들던 대한민국 수반이지만, 그의 열정을 이해하도록 잠시나마 노력해달라. 대통령의 열정과 정성만 인정해줘도 대화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이후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나겠다”며 긍정적 입장을 표했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는 “전공의들은 정부 대화 조건으로 ‘7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조건 없이’ 만나는 건 전공의 의사와 다르다”는 지적이 일었다.

 

비판이 커지자 조 교수는 보도자료를 내고 “브리핑 내용은 전의교협 전체 교수의 의견이 아니다. 그동안 홍보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느낀 개인적 소회를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법과 원칙만 논하지 말고 상식 수준에서 전공의들을 만나 보듬어주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이라며 “중요한 전제 조건은 언급되지 않은 채 뒤 부분만 강조돼 ‘전공의는 아무런 조건 없이 대통령을 만나라’는 의미로 곡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전의교협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