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하고 양국 간 현안과 협력 분야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중 정상은 1시간 45분간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안정적 유지·관리 기조에 뜻을 같이했으나 대만과 기술전쟁을 둘러싸고는 팽팽한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 간 소통은 지난해 11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약 5개월 만으로 소통 유지를 통해 ‘우발적 충돌 방지’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부당한 무역과 투자 제한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첨단 반도체 등 핵심 기술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미국과 일본이 10일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양국 관계를 ‘글로벌·파트너십’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겨냥해 안전보장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방침을 담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남중국해에서의 법치와 항해의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면서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묵인과 지원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