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단 한 번도 제주 찾지 않은 한동훈 “이재명, 제주 아픔 정치적 이용” 주장

4·3 추념식,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불참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큰 충격과 실망”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춘천철원화천양구살리기' 지원유세에서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취임 후 단 한 번도 제주를 찾지 않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이재명 대표는 일베 출신”이라며 “이재명 대표야말로 제주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북 충주 지원 유세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에서 열린 추념식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와 윤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등 여권 지도부도 다수 참여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참했다. 이에 ‘제주 홀대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 위원장은 논란이 일자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야 마땅하지만 지금 제주에 있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대사의 비극 속 희생된 모든 4·3 희생자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며 “평생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과 제주도민께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4·3 희생자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면서도 정작 한 위원장은 단 한 번도 제주를 찾지 않았고, 이날도 역시 불참하면서 되레 이 대표를 비난한 것이다.

 

제주 4·3 사건 관련 단체는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 소식에 이어 한동훈 위원장의 불참 소식이 전해졌다”며 “제주4·3을 대하는 이 같은 정부 여당의 태도에 매우 큰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권 역시 불참한 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대표는 추념식 후 기자들을 만나 “4·3 학살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이 국민의힘”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이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6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개혁신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념식에 불참했고 한 위원장 역시 불참했다”며 “4·3의 아픔을 마주하고 애도하는 최소한의 시도조차 회피했다. 비겁하고 파렴치하다”고 꼬집었다.

 

취임 이후 신년 인사회 등으로 전국을 순회했던 한 위원장은 제주만 생략했다. 게다가 지난달 3일 예정됐던 제주 방문까지 취소했고 이날 추도식에도 불참하면서 ‘제주를 홀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오찬을 함께한 뒤 대통령실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4·3 추도식은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발생한 4·3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다. 매년 4월 3일에 열리고 있으며, 올해 75주년을 맞이했다.

 

이 추도식은 제주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이 주최한다. 추도식에서는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4·3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되새기고, 평화와 인권을 추구하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여 추도사를 낭독하였으며,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도 함께 참석하여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4·3 사건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야권 지도부가 이날 제주에 총집결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