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5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 대수도 30만대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1.78대당 충전기 1대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미흡한 급속 충전기 보급과 도시에 집중된 충전기 분포 등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기차 통계가 공식적으로 잡히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54만3900대다. 전기차 누적 대수는 2020년 13만4962대로 처음 10만대를 넘긴 뒤 매년 10만대가량 증가하고 있다.
충전 시설이 계속 보강되면서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를 의미하는 ‘차충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기차 등록 대수가 2만5000대 수준에 불과했던 2017년을 제외하고는 2018년부터 충전기 1대당 2대 정도의 수치를 보였고, 2022년 1.93대에 이어 지난해 1.78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전기차 충전기 가운데 완속 충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급속 충전기 보급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보급된 충전기 중 완속 충전기는 27만923대인 데 비해 급속 충전기는 3만4386대에 그쳤다.
국내에 30만기 이상 충전기가 운영되지만 도시와 지방의 충전기 대수가 불균등한 상황이기도 하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률과 인구수 영향으로 전체 충전기의 49%가 서울, 경기, 인천에 설치돼 있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은 국내 전기차 운전자들이 주변에 전기차 구매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7월 전기차 이용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를 추천하지 않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중복 응답)로 ‘충전 인프라 부족’(35.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