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여러분의 분노를 꿩처럼 무시”…이재명 “대한민국 상황은 너무 엄혹” [총선 말말말]

정치인의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메시지에서 나온다. 특히 선거는 말의 전쟁이다. 누가, 왜, 이 시점에, 어디서 그런 발언을 했느냐는 선거 판세를 읽는 지표다. 세계일보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 현장 곳곳에서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메시지를 정리해 <총선 말말말> 코너로 소개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사전투표일인 지난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동작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장진영 동작갑 후보와 나경원 동작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①한동훈 “여러분의 분노를 꿩처럼 무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더불어민주당을 가리켜 “이 사람들은 다음 국회에서 김준혁처럼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것이고, 양문석처럼 사기 치고 다녀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동·미추홀구와 서울 양천·구로구 지원 유세에서 민주당이 ‘김준혁·양문석 논란이 총선 판세에 영향 없다’고 한 것을 두고 “김준혁의 말, 머릿속에 든 그런 생각들이 민주당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자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김준혁이라는 극단적 혐오주의자에 대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용혜인이라는 (더불어민주연합) 후보가 계속 비호하고 있다. 저분들은 저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문석이라는 사람 역시 사기 대출이 걸려도,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려고 한다”며 “마치 꿩 같다. 꿩이 무슨 일 있으면 머리 박고 (모른 척) 하듯 그냥 무시한다. 여러분의 분노를 꿩처럼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조국 이런 사람들뿐 아니라 김준혁까지 민주당과 조국당은 사실상 한 몸”이라며 “여러분을 영업 대상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동작 유세에서도 “우리 귀가 더러워지고, 입이 더러워질 이야기를 국회에서 듣고 싶나. 대한민국을 대표할 정신 세계가 그런 게 돼야 겠나”라면서 “이 대표는 한 술 더 뜬다. 여기 나경원 후보에게 여성혐오적 발언 쏟아냈다. 사람 바뀌지 않는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후문 삼거리에서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②이재명 “대한민국 상황은 너무 엄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대표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에 따라 투표소 내 대파 반입을 제한하는 유권자 안내 내부 지침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대파가 투표소에 못 들어가면 디올백도 못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공주에서 진행한 박수현(충남공주·부여·청양) 후보 지지유세에서 “황당하지 않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이날 구·시·군 선관위에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 사례별안내 사항’이라는 내부 지침을 담은 문건을 통해 투표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원 상황 대처법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선관위는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의 질의에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를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이 대표는 앞서 옥천군 금장로에서 한 이재한(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후보 지지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눈물도 흘리고 큰절도 할 텐데, 선거가 지나면 다 제자리로 가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동정심을 가지는 것도 좋고,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대한민국 상황과 여러분 삶의 환경은 낭만적으로 생각하기에 너무 엄혹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철없는 할아버지 수염에 매달린 손자의 버릇을 고쳐놓지 않으면 (그손자는) 인생을 험하게 산다”며 “윤석열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번에 경고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