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오르며 계약 증가 수도권 GTX 지역 중심 거래 몰려 화성 59㎡ 아파트 2980만원 매매 전문가 “고금리 상황 주의해야”
전셋값 상승 랠리와 개발 호재 등이 겹치며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 조짐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7일 경기 지역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37)씨는 “지난해부터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오히려 서울보다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갭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세계일보에 전했다.
2022년 바닥을 찍었던 갭투자 건수는 지난해부터 다시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1월 갭투자 건수는 537건이다. 이는 2022년 1월(310건), 지난해 1월(478건)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 2월(288건)과 3월(156건) 갭투자 계약 건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가 전세가율(매매 가격에 대한 전셋값 비율)을 밀어올리는 게 갭투자 유혹을 키우는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4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52.7%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 2월 54.2%까지 올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등 각종 개발 호재도 집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이 최근 GTX-A 노선이 뚫린 경기 화성시(48건)라는 게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이외에도 10위권 안에 인천 서구,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시흥시, 남양주시와 충남 아산시·천안시 등 GTX 호재가 있는 곳이 대거 포함됐다.
실제로 화성시에 위치한 전용면적 59㎡ A아파트는 지난달 11일 2억9800만원에 매매돼 같은 달 18일 2억682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사실상 2980만원으로 아파트를 구매한 셈이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부동산학)는 “갭투자 건수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추이가 부동산 호황기 때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고 갭투자 위험성에 대한 학습효과까지 있어 일부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으로 보인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섣불리 갭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