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선배들’이 전공의를 대신해 대화에 나서자면서도, 정부를 ‘일진’, ‘조폭’ 등으로 비유하며 싸워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4일 의·정 첫 만남 후 정부가 후속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며 손을 내밀었지만, 의사 단체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는 모양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으로 현재 비대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집 아들이 일진에 엄청나게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며 “에미 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천공? 윤통?)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고 썼다.
의대 교수 단체가 한목소리를 내서 전공의들을 대변하자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에서 목소리를 내는 의대 교수 단체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두 곳이다.
강경 발언 속에 의사들 간 분열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전공의 일부는 박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윤 대통령을 만났다며, 그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학사 일정을 늦출 수 없는 의대들이 개강에 나서면서, 의대생들의 유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총선 후 미뤄 뒀던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나설 경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