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과 협의를 통해 안전하게 환자를 모시고 온 첫 번째 사례입니다. 앞으로도 경험을 더 쌓아 환자를 더 안전하게 이송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차량화재로 얼굴과 기도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중증응급환자가 소방청의 ‘의료진 탑승 소방헬기’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헬기에 탑승했던 서울대병원의 의료진은 “소방청과 협력 하에 절차를 미리 마련해 둬 원활히 환자를 이송했다”고 말했다.
8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6시쯤 화상으로 생명이 위급한 환자의 병원 간 이송이 필요하다는 신고가 119종합상황실로 접수됐다. 30대 남성인 환자는 강원 삼척시에서 난 차량화재로 안면부와 기도에 화상을 입었다. 환자는 삼척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에서 심정지가 올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119구급대의 1차 응급처치 후 전문 치료를 위해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정도로 촌각을 다투는 환자였다.
이 환자는 강원 도내 병원으로 이송하기엔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삼척에서 약 300㎞ 거리에 있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게 삼척의료원 판단이었다. 소방청은 환자의 위급한 상태를 고려, 의료진이 탑승하는 소방헬기(헬리-EMS)를 활용해 긴급 후송할 것을 제안했다. 헬리-EMS는 협력병원을 경유해 전문 의료진을 탑승시켜 현장으로 출동하는 서비스다.
헬리-EMS에는 통상적으로 1차 처치 병원 및 인근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함께 탑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당시 삼척의료원에는 환자와 동행할 화상 전문의가 없었다. 이에 소방청은 헬리-EMS 시범사업을 함께 운영 중인 서울대병원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1명과 간호사 1명이 서울 여의도 노들섬에서 소방헬기에 탑승해 삼척까지 이동했다.
삼척의료원으로부터 환자를 인계받은 의료진은 소방헬기를 통해 서울로 환자를 옮겼다. 헬기 안에서 의료진은 만일의 심정지 상황에 대비했고 서울에 도착 후 신속하게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24시간 출동체계가 구축된 소방헬기 시스템과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협업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방과 의료기관은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