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정치원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요즘 검사들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대단한 검사 자리를 그렇게 값싸게 만들어버리고, 수사지휘 받던 경찰에게도 경멸 당하는 신세가 된 것을 자기들만 모르고 있다”면서 “그런 검사는 이미 검사로서 존재 가치가 없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가 정치권에 줄을 대 편가르기로 세상 눈치나 보는 수사나 하고, 또 그런 검사들이 여의도에 들어가는 염량세태(炎凉世態,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여 따르고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상인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가 세상을 혼란케 하고 어지럽힌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검사 출신이라고 한묶음으로 매도되는 세태가 부끄럽고 억울하다”며 “나는 참 바보처럼 살았다는 생각도 든다. 이과 출신인 내가 의대를 지망하다가 본고사 1달 앞두고 법대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의대로 갔으면 지금보다 훨씬 갈등없는 세상에 살았을텐데 가끔 잘못 선택한게 아닌지 후회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의 사도 자존심 지킨 마지막 검사는 함승희, 홍준표”
홍 시장은 또 “권력에 굴하지 않고, 돈에 매수되지 않고, 정의의 사도로 검사로서 자존심을 지킨 마지막 대한민국 검사는 함승희, 홍준표라고 나는 늘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검사로 인생을 끝냈어야 했는데 내부수사를 빌미로 미운털이 박혀 검찰에서 배제된 후 조폭들의 협박을 피하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한국 정치판은 편싸움 판이었다.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30여년이 훌쩍 갔다”고 토로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 전 검사는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을 구속하고,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 구속의 도화선이 된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김종인 당시 민자당 의원을 구속하고, 율곡사업 비리 등을 파헤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범죄와의 전쟁 때는 서울지검에 근무하며 280명의 조직폭력배를 구속하고 전국 16개 대형폭력조직을 와해시켰는데 이 기록은 2001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함 전 검사는 특수부 검사로서 최고는 홍 시장이었다고 말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시장은 “함 전 검사가 검사로서는 최고의 특수부 검사였다”고 평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