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면에서 잇단 발언 논란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시정 국회의원 후보가 과거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한 것과 관련,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맹비판을 쏟아내며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최호정 대표의원(원내대표)은 전날 낸 논평에서 “김 후보가 자신의 저서에서 서울을 ‘개발이랍시고 콘크리트만 갖다 들이부은 천박한 도시’라고 규정했다“며 “이는 천만 서울시민에 대한 모독이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전을 견인해 온 수도에 대한 부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을 만들어왔던 앞 세대, 그리고 서울을 키워가는 우리 세대에 대한 망언”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서울은 단순히 한 도시의 성장을 넘어서 한국의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를 상징하고 있다”면서 “이젠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모두 담고 있는 곳이며 세계인이 오고 싶어하는 도시고 기회의 땅이자, 꿈과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장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서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진 민주당과 김 후보는 이미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정당의 위치와 국회의원 후보의 자격을 상실했다”며 “김 후보의 사퇴가 답이다”라고 공세를 폈다.
최 대표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당시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서울은 천박하다’는 발언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의 행태 또한 다르지 않다. 연일 이어지는 망언에도 불구하고 사퇴는커녕 오히려 김 후보를 비호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서울에 대한 폄하와 비하는 그들의 DNA이자 뿌리 깊은 인식”이라고 질타했다.
김 후보는 한신대 교수 시절이던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서울은 오래된 도시인데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개발이랍시고 콘크리트만 갖다 들이부은 것이다. 천박한 도시가 되고 말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저서에서 김 후보는 “더 이상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천박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도시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너도 나도 부동산 투기에 매달리는 곳이 어찌 천박한 도시가 아니겠나”라고도 반문했다.
한편, 김 후보가 저서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유교문화선양회를 비롯한 경북 안동시 유림단체 대표 39명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를 맹폭했다.
이들은 “퇴계 선생은 ‘겨레의 스승’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는 선현이며 중국과 일본 제국주의 학자조차 존경을 표해 마지 않았다”며 “이런 비뚤어진 사고로 국민의 선량이 되어 국정을 논하겠다고 국회의원 지위까지 탐내는 것은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후보의 망언을 엄중히 규탄하며, 동시에 즉시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국회의원 후보에서 사퇴함은 물론 당 차원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 밖에도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서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그런 것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각계의 비판과 후보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