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걸릴까봐...경찰관 매달고 도주한 공무원, 징역 3년 구형

클립아트코리아

만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공무원이 단속 나온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이어 차에 경찰관을 매달고 도주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아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제주지검은 11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51)에 대해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올해 1월27일 오전 2시20분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인 0.143%(0.08% 이상) 상태로 제주시 부민장례식장 인근에서 종합운동장 인근까지 약 3km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제주보건소 인근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차에 매단 채 도주하다가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경찰관은 음주측정을 위해 A씨에게 하차를 요구하며 자동차 창문 안쪽으로 팔을 넣은 상태였지만 A씨가 하차를 거부, 그대로 차를 운전해 도주하며 경찰관을 약 20m 매달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씨는 제주시 종합운동장 인근에 차량을 주차한 뒤, 내부에 누워 숨어있다가 경찰에게 체포됐다.

 

경찰관은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으며 A씨는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피고인이 (음주 사실을) 자백했고 초범인 점 등은 참작할만하지만 더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며 “공무원으로서 제주 사회에 만연한 음주운전에 대해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중한 범죄를 저질러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같은 공무원인 경찰에게 피해를 준 점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A씨의) 반성 의사가 피해자에게도 전달돼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혀준 점, 27년간 모범적으로 공무 수행을 해온 점 등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지만, 앞으로 인생을 살며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5월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2022년 경찰청 범죄통계 범죄자 유형에 따르면, 공무원 범죄자의 교통범죄 총계는 2305건으로 드러났다. 그중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400명에 육박한다. 2023년 6월18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389명의 공무원이 음주운전 관련 징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 공무원이 17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청이 62명으로 뒤를 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9명, 법무부 19명, 국세청 16명, 해양경찰청 13명 등도 포함됐다.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방소방공무원은 통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