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심야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사태로 중동 상황이 확전의 중대 기로에 놓였다.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되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미칠 여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처음이다. 50년만에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란, 이스라엘 본토 공격 ‘5차 중동전쟁’ 갈림길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200발 넘게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며 “그 미사일의 대다수는 우리 방공체계에 의해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발사한 드론이 185대, 순항미사일이 36기, 지대지 미사일이 110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Ynet’는 자국군이 이란의 드론, 미사일을 99% 요격했다는 이스라엘 당국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습 방어가 일단락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 이라고 재보복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 매체 Ynet에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첫 공격에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호한 대응이 곧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전쟁·안보 내각 회의가 끝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미국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어떠한 반격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백악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NBC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중동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오후(한국시간 15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보리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과 중동의 긴장 고조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소집된 같은 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을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단결된 외교 대응”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이스라엘 공격 ‘쇼크’...세계경제 먹구름
이스라엘이 이란에 수위 높은 재보복을 가하고 이란이 다시 응징한다면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복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최악 시나리오는 중동전쟁 확대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를 두고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터질 위험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안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으로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다.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 유가 상승은 우리나라의 수출 흐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가 40%에 가까운 상승세였다.
문제는 고유가가 국내 수출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무역 구조상 항공·해운 등 물류업을 비롯해 자동차·조선·철강 등 업종에서도 물류비와 함께 생산 원가가 치솟는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 원재료 도입 비용은 커져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한편 정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따라 중동의 지정학점 위험 수준과, 국내외 원자재 및 금융 수준에 끼칠 영향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해 중동사태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