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매우 낮다. 초저출생의 효과는 교육 부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작년 한 해에 태어난 23만명이 성장하여 학교에 다닐 때 학생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시에는 작년 입학생 수의 57%, 중학교 입학 시에는 50.8%, 고등학교 입학 시에는 48.9%로 각각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다. 전문대 및 대학교 입학 시에는 최근 대학진학률을 적용하더라도 작년 신입생의 3분의 1(33.6%)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다.
중학교 의무교육제 도입(2002년), 대학 정원 확대 등에 따라 학교 수는 빠르게 증가하였다. 2000~2022년 기간만 보더라도 초등학교는 5267교에서 6163교, 중학교는 2731교에서 3258교, 고등학교는 1957교에서 2373교, 대학교는 161교에서 190교로 늘어났다. 그러나 저출생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로 학교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학교 과잉에 따라 과소학교(전교생이 60명 이하인 학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폐교로 이어지고 있다. 과소 초교가 2020년 1484교에서 2040년 1943교, 과소 중학교가 573교에서 784교, 과소 고교가 95교에서 213교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소학교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교된 초·중·고교는 2019~2023년 기간에만 154교에 이른다.
폐교가 증가하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는 ‘신(新) 맹모삼천지교’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면 소재지에 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군청 소재지 학교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과소학교의 경우, 학생 수 부족으로 사회화 교육 등이 어려워지면서 교육의 질 저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줄어드는 학생들이 인기 학과에 편중되는 현상으로 비인기 기초학문 분야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대학과 달리 지방대학은 학생 모집난으로 경영이 부실해져 대학 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그 여파로 지방대학의 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교육문제는 부모와 아이들, 청년층의 지역 이탈을 부추겨 지방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인구보건복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