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목도하는 정치 테마주 급등락이 4·10 총선에서도 재연됐다. 정치인과의 연관성은 명분일 뿐 특별한 호재 없이 상승한 테마주 종목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선거 종료와 더불어 주가 폭락을 겪어야 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고교(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와의 인연으로 ‘한동훈 테마주’로 지목된 대상홀딩스는 지난 2월23일 1만2620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거듭해 총선 다음날인 11일 8420원을 기록했다. 한 달 반 동안 주가가 33% 빠진 셈이다. 회사 대표가 한 전 위원장과 동문인 덕성도 지난 2월15일 1만2120원에서 총선 이튿날 7420원으로 39%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주의’, ‘투자경고’ 등 시장경보 지정한 817건 중 144건(18%)은 정치 테마주로 묶인 종목이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에 오른 기업은 주로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고 조회 공시를 하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가가 급등할 때부터 자율공시를 통해 정치인과 관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적극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테마주는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 종목이 많은데 개인 투자 비중이 압도적이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이라며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