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제주도 방문 일정 중 ‘해병혼탑’ 앞에서 고개 숙인 사진이 뒤늦게 공개됐다.
조용우 조국혁신당 당 대표 비서실장은 “지난달 23일 제주 동문시장을 방문하고 공항으로 가기 직전”이라는 글과 함께 제주 동문로터리의 ‘해병혼탑’ 앞에서 고개 숙인 조 대표 등의 사진을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해병혼탑은 1960년 4월15일 해병 창설 11주년을 기념해 제주 출신 해병들이 주도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한 제주 지역 매체는 이승만 전 대통령으로부터 ‘해병혼(海兵魂)’의 휘호를 받았지만,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나자 서예가 김광추 선생의 서체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특히 ‘혼’의 우변인 ‘귀신 귀(鬼)’ 위에 붙은 꼭지(´)를 떼지 않으면 ‘죽은 혼’이 된다는 김 선생 지론에 따라 귀신 귀자의 삐침별(부수)을 뗀 한자가 쓰여 눈길을 끈다고도 이 매체는 언급했다.
조 실장은 “예정에 없던 일정이라 어느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았다”면서, 동문시장에서 식사 중이던 조 대표가 ‘근처에 해병혼탑이 있다’는 이야기에 곧바로 ‘갑시다’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채수근 상병의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검법이 이달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며 “21대 국회의원님들은 5월29일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이 법안이라도 압도적으로 처리해 수근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들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같은 날 조 대표도 자신의 SNS에서 “‘채수근 상병 특검법’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이미 4월3일자로 본회의에 부의됐다”며 “조국혁신당이 참여하지 못하지만, 21대 국회 임기 내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지켜보겠다면서, 조 대표는 “또 거부권을 오남용한다면 국민은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는 경고까지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압승의 기세를 몰아 21대 국회 임기 내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벼르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 사건에 대한 초동 수사·경찰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한 의혹 규명을 위해 특검을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처리에 반대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모두 “민주당이 특검법을 남발한다”며 특검 도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에서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국민의힘이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지난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특검법)’처럼 당론으로 부결하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방식도 부담스럽다.
당내에서는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 분당갑 당선인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처리에 나설 것 같은데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안 당선인은 ‘그럼 찬성표를 던지실 계획인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