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펙 유치” 인천·제주·경주 3파전

2025년 11월 국내 개최… 후보지 경쟁 본격화

1조5000억 경제적 파급 효과 기대
인천, 공항·송도 등 기반 내세워
‘20년 전 고배’ 제주, 자연환경 강점
경주, 한국적 도시·균형발전 피력
19일 접수마감… 6월 중 최종발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는 세계 인구의 40%, 세계 국내총생산(GDP) 약 59%, 총교역량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매년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지역의 경제와 발전을 논하는 장이 열린다. 정상회의 개최는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11월 국내에서 에이펙 정상회의가 열린다. 국내에서 에이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최근 정부의 개최 도시 선정 절차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경쟁이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각 지방자치단체 상황을 종합해 보면 외교부는 19일 공모신청서 접수 마감을 시작으로 다음달 후보 도시 현장 실사 및 시·도별 계획 설명회 개최 등 일정에 돌입한다. 최종 승자는 6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치전은 인천과 제주, 경북 경주시 3파전으로 압축됐다. 앞서 참여 의지를 내비쳤던 부산시는 당초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부산시는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도시를 만드는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국회 통과에 행정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19일 출사표를 던지는 인천시는 에이펙이 추구하는 3대 목표인 △무역 투자 △혁신·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최적지임을 강조한다. 투자 요충지이자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생산, 세계 10대 반도체 후공정 기업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는다. 인천국제공항, 호텔 및 컨벤션, 송도국제회의복합지구 같은 탄탄한 기반 시설과 풍부한 국제회의 개최 경험 등을 설득력 있게 알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모든 것이 준비돼 있는 인천은 대한민국의 대전환·재도약을 견인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제주는 20년 만에 설욕전에 나선다. 충분한 숙박시설·회의장은 물론이고 생태·평화·친환경, 공항 접근성, 경호 등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자랑한다. 제주도는 우수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인프라를 바탕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세계자연유산을 두루 갖춘 국제자유도시 강점이 두드러진다. 2023년 기준 제주에는 7성급 호텔이 오픈한 데 이어 정상급이 묵을 수 있는 4성급 이상은 39곳 1만28객실에 달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에이펙 정상회의 유치로 제주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번영을 논의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는 현재 한류 열풍에 더해 전통문화에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도록 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의 글로벌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 진행되는 에이펙이 지향하는 ‘비전 2040’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 목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의 가치도 앞세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라며 “정부가 추구하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지방도시인 경주에서 에이펙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