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조정실장, ‘내각 총사퇴’ 건의”…추도사 중 울먹

“세월호 교훈 뿌리 내릴 때까지 온전히 기억할 것”
“달라지지 않은 대한민국 현실이 한없이 부끄러워”
“이번 정부에서 하지 않으면 끝까지 기억, 함께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달라지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억식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에 관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권고한 열두 가지 주요 권고 가운데 정부는 현재까지 단 한 가지만 이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4·16 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노래를 마친 뒤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안산=남제현 선임기자

그는 “(정부는) 책임 인정, 공식 사과, 재발 방지 약속 등을 모두 하지 않았다. 세월호 추모사업과 의료비 지원 등의 정부 예산도 줄줄이 삭감됐고, 4·16 생명안전공원도 비용·편익 논리에 밀려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함께 언급하면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9명의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비극적 참사가 다시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김지사는 그러면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우리 사회에 ‘안전’과 ‘인권’의 가치가 제대로 지켜질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 이번 정부에서 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세월호의 교훈이 우리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리도록 끝까지 기억하고,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맡았던 경험을 돌이키며 추도사 도중 잠시 눈물을 쏟기도 했다. “10년 전 오늘, 저는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있었고, 참사 당일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이었다”며 “‘세월호 승객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충격적 소식을 듣고 즉시 경유지인 방콕에 있던 총리에게 연락했다. 서울 공항이 아니라 바로 무안 공항으로 가시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또 “(총리에게) 진도 체육관으로 가서 세월호 탑승자 가족을 만나시라고 말씀드린 뒤 다음날 새벽 이번 참사는 총리 사표뿐만 아니라 내각 총사퇴를 준비해야 할 심각한 사안이라고 건의했다. 저는 별도로 계속해서 사의를 표했고 두 달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