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종교인 약 1700명이 북한군 등에게 살해당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2년 5월24일부터 1차로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직권조사한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조사 결과 1950년 7∼11월 전북 군산·김제·정읍 등 8개 지역 24개 교회에서 국내 1호 변호사 홍재기를 비롯해 104명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군과 지방좌익, 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종교인이 희생된 사실을 국가 기관에서 공식 조사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인 학살의 진실 규명을 향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없다.
발표 내용을 보면 북한군이 저지른 만행에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군산에선 유엔군 인천상륙작전 직후 북한군이 퇴각하던 1950년 9월27~28일 신관, 원당, 해성 교회 기독교인 28명이 옥구군 미면 토굴 3곳에서 집단 희생됐다. 기독교인이 해방 후 우익 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대거 월남했다는 이유로 좌익에 비협조적 세력으로 규정된 것이다. 정읍의 두암, 정읍제일, 매계 교회에서 희생자 17명이 확인됐는데, 두암교회 희생자들은 우익 인사 가족과 같은 교회 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빨치산에게 희생당했다. 빨치산은 교회와 교인 집에 방화하고 불길에서 빠져나오는 아이와 노인까지 죽창으로 찔러 살해했다. 어찌 동족 간에 이리 끔찍한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