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중동의 핵위기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때부터 핵 개발을 추진해 20여년 만에 핵무기를 양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 초기 영국과 프랑스가 핵기술을 전수했고 1970년 당시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도 이스라엘 총리와 ‘핵 사업을 묵인하고 보호한다’는 밀약을 체결했다. 1986년 이스라엘 전직 핵 기술자 로르데차이 바누누는 이스라엘이 적어도 수백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제사회에는 이때부터 이스라엘의 핵무장 사실이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현재 핵무기 90∼30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동의 독점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멸종을 공언하는 이슬람 적대국에 핵·미사일 기술이 유입되면 나라 생존이 위태롭다고 여긴다. 1981년 F15 전투기를 동원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오시리크 원자로를 폭파한 이유다. 2007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리아가 알키바 지역 사막에 건설 중이던 원자로를 제거했다.



이스라엘 핵무장에 자극받은 이란도 2000년 전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 개발에 나섰는데 이스라엘로서는 눈엣가시였다. 2007년 이후 수년간 이란 핵 과학자 5명이 암살됐는데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2010년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을 향해 사이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라크와 시리아처럼 당하지 않기 위해 핵시설을 전국 10여곳 지하 80m 이상의 지하에 숨겨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란이 300여기 드론·미사일 공습에 나서자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예고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이 서방의 만류에도 핵시설 공격을 결행한다면 중동에서 핵전쟁 지옥 문이 열릴 수도 있어 걱정스럽다.

한때 ‘악의 축’이라 불렸던 북한과 이란 간 은밀한 무기거래와 핵·미사일 ‘커넥션’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의 화성과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은 판에 박은 듯 닮았다. 북한이 2013년 2월 강행한 3차 핵실험은 이란이 자금을 댔고 이란 과학자들이 핵실험장을 참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국의 핵무장 징후가 나타날 때마다 타격을 가하는 이스라엘의 결기와 용기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덕목일 성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