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개최 저지에 나섰다. 행사 주최 측이 경기 수원시와 파주시, 서울 한강에서 개최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압구정에서 행사를 열겠다고 밝히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남구는 17일 압구정 거리에 있는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문엔 식품위생법 제44조 및 제75조에 따라 성인 페스티벌 개최 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문은 전날 공무원과 식품위생감시원이 업소를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 성인 페스티벌이 성을 상품화하고 선량한 풍속을 해친다는 게 강남구의 판단이다.
강남구는 주최 측이 거리에서 축제를 진행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강남경찰서와 압구정로데오발전위원회(지역상인회)에도 협조를 구해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사회적으로 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성인 페스티벌이 강남구에서 개최되는 걸 막겠다”고 말했다.
성인 페스티벌은 지난해 12월 경기 광명시에서 처음 열렸다.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플레이조커는 다음 행사를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민간 전시장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수원시와 주민,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대체 장소로 경기 파주시를 선택했지만 역시 지자체 반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후 플레이조커는 서울로 시선을 돌려 21∼22일 서울 잠원한강공원 내 선상 주점 ‘어스크루즈’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선상 주점 운영사에 불법행위 금지 통보 공문을 보내 “하천법 및 유선 및 도선사업법 규정에 따라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금지하오니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면서 “이를 위반해 행사를 개최하면 법률에 의거 고발조치, 임대 승인 취소, 하천 점용 허가 취소 등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한강까지 막히자 플레이조커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XF 장소를 찾아라’ 게시물을 올려 20∼21일 압구정 카페 골목 반경 260m에서 행사를 개최한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