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철강·알루미늄 관세 3배 이상 인상 지시

USTR, 中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
韓 철강 수출 영향은 미미 전망

美·中 국방 17개월 만에 화상 회담
대만·남중국해 등 안보이슈 대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 이상 올릴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17일(현지시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른다. 백악관은 “미국 근로자들이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들의 수입으로 계속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며 “자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과 (보호주의) 정책은 고품질의 미국 제품이 중국의 저가 대체재 때문에 인위적으로 약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USTR은 미국의 통상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USTR이 무역법 301조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조사를 완료한 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가 관세 인상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2014년 300만t이었으나 작년에 60만t(약 9억달러·1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중국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약 20만t(약 7억5000만 달러·1조 원)으로 전체 알루미늄 수입량 546만t의 약 3.7%에 불과하다. USTR은 조선·해양·물류 분야에서의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한국 정부와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한국의 철강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현재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철강 물량이 제한적이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올려 중국산 수입 물량을 축소하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추가로 수출할 여지는 적다.

 

다만,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이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을 저가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1억t가량의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 조치가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한 철강 시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董軍) 중국 국방부장은 16일(현지시간) 화상 회담을 하고 국방 관계, 역내외 안보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17개월 만의 화상 회담을 통해 단절됐던 군사 채널을 복원했다. 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