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업 비중이 전체의 51% 건설·금융사 등과 원팀 구성해 30조원 이르는 공동 성과 창출
중동발 리스크 등 공급망 위기 필리핀 등 기존 거점국 외에도 사우디·UAE 등 중점 공략 나서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해외매출액이 지난해까지 총 4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매출액 절반 이상은 원전사업에서 발생한 것이다.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시장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해외사업을 다각화하고 핵심 타깃 지역으로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전의 해외사업 누적 매출액은 총 41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 원전사업 매출 비중은 2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51.4%에 달한다.
한전의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액은 2조6000억원(원전사업 4000억원 포함)으로 한전 전체 매출액의 약 3%를 차지한다.
한전은 세계적으로 탈(脫)탄소화 가속,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 등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상황 속에서 그동안 축적된 해외사업 경험과 해외 개발사 등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전은 건설사, 정비·운영사, 금융사 등과 함께 하나의 팀을 구성해 해외사업을 함께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약 30조원의 공동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외 여러 여건이 좋지 않아서다. 한전은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정상적인 ‘역마진’ 구조가 발생해 누적 부채 20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예멘의 후티 반군으로부터 촉발된 ‘홍해 항로 위기’ 등 중동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경보도 커졌다.
이에 한전은 기존의 거점국가인 필리핀, 멕시코, 요르단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중점 추진국을 선정해 해외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한전이 선정한 중점 추진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호주다.
한전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이니셔티브 정책’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 신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이 사우디에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사업은 자푸라 열병합발전 2단계 사업이다. 앞서 한전이 2022년 6월에 수주한 자푸라 열병합발전 1단계 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올해 2분기 중에 사우디 정부로부터 제안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한전은 자푸라 열병합발전 이외에도 6월 사우디 전력조달청이 발주한 3.6GW(기가와트)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입찰사업인 루마·나이리야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입찰에 성공하면 향후 25년간 사우디 전력조달청과 전력판매계약이 체결되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은 또 다른 중점 추진국인 UAE에선 가스복합 발전 사업인 2.4~3.2GW 규모의 타윌라 C 프로젝트를 포함해 향후 총 3건의 규모 가스복합 신규 발주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UAE에서 해저송전망 사업인 ‘DAS #2’ 사업의 독점협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021년 한전은 UAE 국영석유공사로부터 해저송전망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마지막 중점추진국인 호주를 상대로 한전은 재생에너지, 수소, 그리드(전력망) 등을 묶어 ‘친환경 중심 패키지 사업’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분야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위치한 태양광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내부 검토에 착수하는 한편, 호주 뉴캐슬항에서 추진 중인 연간 약 60만t 규모의 그린암모니아 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