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중동 리스크와 관련해 “당분간은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으로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18일 중동 분쟁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외환·원자재 전문가, 금융지주 최고리스크담당자(CRO) 등과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이란의 공습직후 즉시 가동한 비상대응체계에 따라 단계별 안정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상황악화 시 비상대응 단계를 상향해 필요한 안정화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은 매우 양호하나 외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환자산·부채에 대한 포지션 관리를 강화하고 급격한 외환자금시장 악화에 대비해 충분한 크레딧라인 확보 및 비상조달계획 실효성을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금융사의 대(對)이스라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억9000만달러(전체의 0.1%), 전쟁 관련국인 레바논과 이란 익스포저는 100만달러(전체의 0.0002%)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들 익스포저가 금융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외환전문가와 금융지주 CRO들은 “분쟁 이후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했으나 스왑베이시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외환지표는 안정적”이라며 “외화조달도 원활하고 차입시 가산금리도 전년 대비 하락하는 등 큰 영향이 없으며 외화유동성 규제비율도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 자금수요 애로사항 점검 및 가계·개인사업자에 대한 사전적 채무조정 지원 등도 적극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 시장충격에 대비한 부실자산 신속 정리 및 선제적 자본 확충을 지속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