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李 금명간 첫 회동… 국정운영 일대 전환 계기로 삼기를

22일 실무회담서 의제·형식 조율
민생 현안·총리 인선 등 논의할 듯
회동 정례화도 적극 검토 필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금명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회동을 갖는다. 양측 실무자가 오늘 만나 회담의 의제와 형식 등을 조율한다. 이번 만남은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제안하고, 이 대표가 이에 응하며 이뤄지게 됐다. 이 대표는 그동안 8차례나 회동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이를 줄곧 외면해 왔다. 여당 대표가 함께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형사 피고인’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게 내심이었다.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영수회담이 성사된 것은 늦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두 사람의 회동이 정치 복원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윤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것은 4·10 총선에서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 국민과의 소통에 나설 것을 요구한 민심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대표는 압도적 의석을 가진 다수당의 대표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어렵다. 노동·연금·교육개혁을 위해서도 야당을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집권 세력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했다.



첫 영수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민생’ 문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에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 대표는 민생 의제로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두 사람은 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 인선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높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 껄끄러운 현안도 다뤄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야 한다. 이 대표도 정쟁으로 번질 수 있는 요구는 자제하고, 민생·경제에는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동을 국정운영 방식을 일대 전환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통화에서 “자주 만나자”고 했다. 이 말대로 윤 대통령은 국회 제1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상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 내친김에 영수회담 정례화로 이어졌으면 한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다음달 10일 취임 2주년에 즈음해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갤럽의 19일 발표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현 정부 들어 최저치인 23%로 급락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원활한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