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한 집권 여당 국민의힘이 위기 수습은커녕 자중지란에 빠져든 모양새다. 총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반성과 성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당권 경쟁과 총선 책임 공방만 벌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인 국민의힘에 과연 혁신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의힘은 4선 중진 의원들과 22대 국회 당선자 108명 회동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 ‘6월 말 7월 초’ 전당대회를 갖기로 정했지만 비대위를 관리형으로 할지, 혁신형으로 할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물밑에서는 친윤·비윤·수도권·영남권 등 당선자들 간 당권 경쟁에 들어간 형국이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이불로 덮어 두자는 것이냐’며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아예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가자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 당선자들을 중심으로는 전당대회 룰을 변경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전국정당이 되려면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만들어진 ‘당심 100% 룰’부터 바꾸는 게 정상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늘 재소집한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지도체제 구성 및 당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다시 들을 계획이라는데, 쉽사리 결론을 낼 수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