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 차세대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제품 개발과 양산 시기를 두고 각축을 벌이며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도 가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전쟁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차세대 반도체 양산 계획을 잇따라 공개했다. 차세대 반도체는 누가 먼저 시장에 내놓느냐가 중요하기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8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는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양산을 시작하면서 앞섰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8단 HBM3E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연내 6세대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D램, 2026년 7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말 양산 예정인 삼성전자보다 앞선 3분기에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5.5%, SK하이닉스가 31.8%였다.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5%로 또 다른 양상이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양사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첨단 장비를 도입하며 TSMC와 삼성전자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인텔은 지난 18일 미국 오리건주 연구개발(R&D) 센터에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하이 NA EUV)를 설치했다. 하이 NA EUV는 반도체 회로를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는 차세대 장비로, 파운드리 업체 중 도입은 인텔이 처음이다.
인텔은 올 연말 1.8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2나노급 양산 예정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