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22대 총선 압승으로 이재명 대표 연임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선 승리로 이 대표에 대한 공고한 지지세가 확인되면서 당권 도전을 고민 중이던 중진 의원들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출마로 속속 선회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이날 22대 국회에 3선이 되는 친명(친이재명)계 김윤덕 의원과 진성준 의원을 각각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 안팎에서는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후보군의 하마평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당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르게 되는 조정식 전 사무총장과 추미애 당선자, 5선인 김태년·안규백·우원식·윤호중·정성호 의원, 다시 여의도로 돌아온 박지원·정동영 당선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이 많다 보니 국회의장 선출 룰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MBC라디오에서 현행 의장 후보 경선 룰이 다득표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의장 후보가) 난립하면 친소관계에서 30명 정도만 끌어모으면 1등을 해서 민주당 후보가 되고 민주당 후보가 됐으니까 국민의힘도 찍게 된다”며 “의장이 됐을 때 의장으로서의 정당성, 정체성 등 명분이 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과정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두 자릿수에 달한다.
4선급에서는 서영교 최고위원과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 박범계·남인순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3선급에서는 이날 출사표를 던진 박찬대 최고위원을 비롯해 강훈식·김병기·김성환·김영진·송기헌·전재수·조승래·진성준·한병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재선급에서는 민형배 의원이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출마 의지를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개혁국회·민생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선자 중 40% 수준인 초선의원들의 ‘초심(初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초선 중 다수가 이 대표와 관련이 있어 ‘명심(明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수석사무부총장에 강득구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에 황명선 당선자,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 ‘영입인재 1호’ 박지혜 당선자를 각각 선임했다. 이재명 대표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은 민주연구원장을 맡는다. 민병덕 의원이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민형배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박성준 의원이 수석대변인을, 한민수·황정아 당선자는 대변인을 맡았고, 김정호 의원은 교육연수원장 자리에 올랐다. 국민소통위원장에 최민희 당선자, 대외협력위원장에 박해철 당선자, 법률위원장에 박균택·이용우 당선자,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김우영 당선자 등이 임명됐다.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2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합당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했던 진보당 정혜경·전종덕 당선인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당선인,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선인은 기존 소속 정당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제명 절차를 거쳐 각 정당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시민사회 추천 몫으로 들어온 김윤·서미화 당선인은 거취를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