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선을 넘는 수위의 악의적 비방 및 악성 게시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를 높여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 A씨는 성형외과 시술을 받은 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서 해당 병원 이름과 의사 실명을 커뮤니티 회원 등에게 알려주며 ‘저런 똥손으로 무슨 성형외과 의사를 하고 있는지 의아스럽다’고 댓글을 달았다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똥손’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 최근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소속 아티스트 보아 관련 악플러 등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고소 진행을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해당 피 고소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별순검’, ‘남자 연예인’ 게시판 등의 이용자로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으로 처벌할 방침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익명성을 전제로 운영한다. 익명성이 보장된 만큼 특정성을 찾기 어려워 성별 구분도 쉽사리 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악플러들은 거짓 정보를 만들어 가짜뉴스를 생성하거나, 비난을 가장한 상대방에 대해 비방, 극단적인 혐오 등의 행위를 쉽게 표출한다.
실제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건수는 최근 5년간 11만193건이 발생했다. 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수치로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를 높여 사회적 경종이 울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실제로 2015년 10월~12월까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배우 수지에 대한 모욕적인 댓글을 남긴 40대 남성이 지난해 7월 벌금 50만원 형을 받았다. 이 사건은 약 8년간의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이 해당 남성이 남긴 댓글이 수지를 성적 대상화를 하는 의도로 비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모욕죄를 인정했다. 이처럼 유죄가 인정됐음에도 판결은 고작 벌금형이었다. 당시에도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어났으나 대다수의 판결은 벌금형에 그쳤다.
그러나 악성 댓글에 대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대법원은 2019년 양형 기준을 높여 인터넷에서 허위사실 비방을 하는 경우 최대 3년 9개월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 수위를 대폭 올렸다.
이에 따라 현행법상 악성 댓글을 달아 적발되면 형법상 모욕죄가 적용돼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고, 댓글 내용이 허위사실이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우리나라 속담에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 것과 같이 무심코 단 댓글이 누군가에게는 돌이 되어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말이다. 악플러에 대한 강력한 법적인 처벌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의 자각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