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두 번째 칼 빼든 EU… “중독성 강한 유해 서비스 제공”

유럽연합(EU)이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출시한 ‘틱톡 라이트’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하며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또 한 번 칼을 빼 들었다. 지난 2월 미성년자 보호의무 위반과 관련된 조사 이후 두 번째다.

 

2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틱톡이 지난주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출시한 보상 프로그램인 틱톡 라이트가 중독성 위험이 있다며 조사에 들어갔다. 집행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플랫폼 중독 효과를 비롯해 초래되는 위험에 대한 사전 평가 없이 출시됐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틱톡 라이트는 이용 시간에 따라 사용자에 보상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영상 시청, 친구 초대 등에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며, 포인트는 바우처나 기프트 카드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만 18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행위는 틱톡이 만 18세 이상 제한을 뒀지만 효과적인 연령 확인 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DSA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DSA는 지난해 8월 틱톡이나 X(옛 트위터·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에서 허위 정보나 불법·유해 콘텐츠의 유통을 막기 위해 발효됐다.

 

DSA에 따라 틱톡과 같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은 EU에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사전 위험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집행위는 틱톡이 지난 18일까지였던 사전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의무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집행위는 틱톡에 23일까지 보고서를 내고 다음 달 3일까지 추가 정보에 대한 답변을 회신하라고 요구했다. 제출 기한을 넘길 시 연간 매출의 최대 1%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일일 평균 매출 혹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periodic penalties)을 각각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로 프랑스와 스페인에 도입된 신규 틱톡 서비스는 당분간 금지될 전망이다. 집행위는 24일까지 반론 기회를 부여했는데, 기한을 넘길 시 서비스는 중단된다. 틱톡은 BBC에 집행위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