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론 머스크인데, 널 사랑해”… 로맨스스캠에 속아 7000만원 뜯겼다

사진=KBS 1TV ‘추적 60분’

 

한 여성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사칭한 로맨스스캠(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호감을 사고 돈을 뜯는 수법) 계정에 속아 7000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뜯긴 사건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1TV ‘추적 60분’에는 ‘외로운 당신에게, 신종 로맨스스캠 사기’편이 전파를 탔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A씨는 작년 7월, 스스로 일론 머스크라고 소개하는 계정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를 맺게 됐다. 당시 A씨는 사칭 계정이라고 의심했지만, 평소 동경하던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흥분했다고 털어놨다. 

 

의심스러웠던 만큼이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는 해당 사칭 계정주 B씨와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고, B씨는 A씨에게 “제 계정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준 걸 보고 메시지를 보낸다. 감사하다. 세상을 위해 멋진 일을 하겠다”며 “어디에 사느냐”고 묻는가 하면 가짜 신분증 사진과 출근하는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동에 A씨는 점점 사칭이 아닌 ‘진짜 일론 머스크’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서 믿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KBS 1TV ‘추적 60분’

 

B씨는 또한 일론 머스크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자식들이 주말마다 스페이스X에 놀러 온다”, “개인 헬기를 타고 테슬라 공장이 있는 텍사스와 스페이스X가 있는 플로리다까지 다닌다”고 꽤 그럴듯한 내용으로 말하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A씨가 해당 계정에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접견이 어땠느냐고 묻자, B씨는 ‘한국에 스페이스 X 박물관을 세우겠다’라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내세웠다.

 

그러다가 A씨는 B씨와 영상 통화를 하게 됐고, B씨는 일론 머스크의 목소리로 “안녕, 난 당신을 사랑해 알지?”라며 가짜임에도 진짜인 듯 A씨를 속였다. 이에 A씨는 영어로 “아 그럼요! 저도 사랑해요. 친구로서. 정말 친절하군요”고 답했다. 

 

이후 사칭 계정주 B씨가 머스크 사진이 담긴 ‘화성 시민증’과 여권 사진을 보내며 “팬들이 나로 인해서 부자가 되는 게 행복하다”면서 투자를 대신 해서 돈을 불려주겠다고 제안했고 국내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이에 A씨는 홀린 듯이 코인과 현금 등 총 7000만원을 입금했다. 이에 더해 A씨는 B씨가 알려준 가상 화폐 거래 사이트에 또다시 3000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제작진의 취재 결과 A씨가 들은 일론 머스크의 목소리는 AI 목소리였으며, B씨가 알려준 가상 화폐 거래 사이트 역시 가짜 피싱 사이트였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로맨스스캠과 관련한 피해 사례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로맨스스캠 사기의 배후에 국제 범죄조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가정보원 111 콜센터에 접수된 로맨스스캠 피해 추산액은 지난해 기준 무려 약 55억 1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