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혐의 朴정부 인사 9명 2심도 무죄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76)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정부 고위 인사들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남기정 유제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실장 등 9명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김영석 해양수산부 전 장관, 윤학배 전 차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도 모두 무죄를 받았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는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조사 등 업무에 관한 권리’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 대상인 구체적 권리가 아니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직권남용죄는 우선 해당 직무에 대한 권한이 있어야 하고, 이를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된다. 재판부는 “특조위 위원장이 갖는 권리는 법령에 따라 주어진 일정한 직무상 권한일 뿐이며 그 자체로는 권리의 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구체화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했다는 혐의 역시 “특조위가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을 의결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서 자의적으로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특조위가 대통령 행적에 관한 진상조사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2020년 5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전 실장 등이 직권을 남용해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업무에 관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실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봤다.

 

이 전 실장은 선고 후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벌써 10년이 흘렀는데 무엇보다도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