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킹조직 김수키·라자루스·안다리엘 등 3곳이 국내 방산기술 탈취를 목표로 1년6개월 전부터 전방위적인 합동 공격을 가한 사실이 경찰청 조사로 어제 확인됐다. 해킹당한 방산업체는 10여곳으로 파악됐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간 김수키는 정부기관 및 정치인, 라자루스는 금융기관, 안다리엘은 군과 국방기관 등을 주로 공격하도록 역할이 나뉜 것으로 알려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동 공격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해킹을 가상화폐 절취 같은 외화벌이 수단뿐만 아니라 방산기술 획득을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어서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과 공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우리의 공공부문을 겨냥한 국제 사이버 공격 횟수는 지난해 하루 평균 162만여건으로 2022년(119만건)에 비해 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북한의 공격 건수가 80%로 가장 많았다. 덩달아 국내 방산업체들의 첨단기술을 빼가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미 북한은 2021년 한국형 전투기 KF-21을 만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해킹했고, 지난해는 업체의 무인기 도면까지 탈취했다. 심지어 2016년 빼낸 잠수함 설계도 등을 이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무기 성능을 개량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