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적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려는 정찰은 인류가 전쟁을 시작했을 때부터 수천년간 이어졌던 것이었다. 비행기가 발명된 이후에는 정찰 범위가 비약적으로 확대됐고, 세계 각국은 항공기와 더불어 공중정찰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무인정찰기(UAV)는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촉진했다. 대공포가 집중배치되어 있는 적진 한복판에 조종사를 보내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도 정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미국의 프레데터 UAV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UAV를 만들어 실전배치한 것도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한 결과였다.
한국군도 육군 군단급 부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RQ-101 UAV를 2002년부터 운용했다. 하지만 운용반경이 넓지 않아 정찰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넓은 지역을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무인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연구개발 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물이 중고도무인정찰기(MUAV)다.
MUAV는 기체(2~4대)와 지상통제소, 데이터링크 등으로 전체 체계가 구성된다. 기체는 전자광학 및 적외선(EO/IR) 센서와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다. 이들 장비를 사용하면 서울 도심에서 개성을 포함한 황해도 남부 지역 북한군 동향을 감시할 수 있다. EO/IR 센서는 지상 표적에 대한 고해상도 가시광선 및 적외선 영상을 만들어 전송한다. SAR은 날씨에 관계 없이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지상통제장비는 무인기를 통제하면서 영상을 분석, 상급부대로 전송한다.
현재 MUAV는 양산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8월 제15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 9800억원 규모의 MUAV 양산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8년까지 양산을 진행한다. 제작된 기체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MUAV가 본격적으로 실전배치되어 전력화되면 군 정찰위성, 글로벌호크 고고도 UAV와 더불어 대북 감시정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