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엔 ‘황사’, 핀란드엔 ‘봄 폭설’… 계속되는 유럽 이상기후

기후변화 영향 속 지난해 이후 전세계적인 날씨 이상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유럽 일부 지역이 사하라사막에서 넘어온 모래먼지로 고역을 겪었다. 북유럽 핀란드에서는 겨울이 끝난 시기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미국 CNN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노란 주황색 먼지가 그리스 일부 지역을 뒤덮어 당국이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이 먼지는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사막의 먼지가 지중해를 넘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스 기상청은 최근 기상 조건이 먼지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날아오는 데에 유리했다면서 특히 그리스 남부지역에서 대기 중 농도 증가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눈)에 공개된 동영상 등에서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 하늘을 뒤덮은 모래먼지로 대기가 온통 주황색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밝은 주황색 먼지로 아테네가 “화성의 식민지”처럼 보인다고 평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사막의 모래먼지가 그리스를 강타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주황색 먼지로 가득 찬 대기 속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고 있다. 아테네=EPA연합뉴스

일단 그리스 기상청은 24일부터 먼지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고 낮부터는 그리스 동쪽으로 하고 정오부터는 "동쪽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미 지중해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사하라 먼지로 인해 이 같은 고역을 수차례 겪은 바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는 “북부 아프리카 상공의 저기압이 4월 여러 차례 발현되면서 대기질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나사의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키프로스 상공에는 22일에도 ‘황갈색의 장막’이 나타났다. 그리스 기상청의 예측과 달리 사하라 먼지는 향후 며칠 동안 키프로스와 그리스 모두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중해를 계속 횡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나사는 밝혔다.

북유럽 핀란드에 봄인 4월 하순 이례적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핀란드 반타의 눈 덮인 거리를 한 보행자가 걷고 있다. 반타=AFP연합뉴스

남부 유럽이 사하라 먼지의 습격을 받는 동안 유럽 북부에서는 봄이 이미 시작된 시기에 이례적으로 폭설이 내렸다. 핀란드 공영방송사 YLE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핀란드 남부 일부 지역에 20㎝ 이상의 눈이 내려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트램이 멈추고 버스와 지하철 운행이 지연됐다. 헬싱키 공항에서는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핀란드의 공항 운영사인 피나비아는 헬싱키 공항에 밤새 "지면에 닿자마자 얼음으로 변하는" 영하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북유럽인 핀란드에서 눈이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4월 하순에 이 같은 날씨는 “이례적”이라고 헬싱키의 대중교통 운영사인 HSL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