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취임 첫날인 24일 “‘관계자발’ 산발적 메시지를 지양하라”며 참모진 군기잡기에 나섰다. 최근 이런 방식으로 야권 인사들이 국무총리·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면서 대통령실 내 비선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가장 먼저 내부 기강을 다잡은 것이다.
정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수석비서관들과 첫 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일하는 조직이지 말하는 조직이 아니다.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이름으로 메시지가 산발적으로 외부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의 정치는 비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뒤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 쇄신을 앞두고 지난주 일부 관계자발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각각 총리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와 소동이 일었다. 보도 직후 대변인실 명의로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재차 관계자발로 “인재 풀을 넓히는 차원”이라는 보도가 반복됐다. 이에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에서도 대통령실 내 주류가 아닌 의견이 정제되지 않은 채 보도된 점에서 공조직과는 다른 비선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 실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상황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총선 패배로 어수선한 대통령실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또 이날 취임 일성으로 “내일 그만둬도 내 할 일을 하겠다는 각오로 살았다”며 “대통령을 잘 보필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일에 나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아울러 참모진에게 내부 공지망을 통해 “한 장을 넘지 않도록 보고자료를 작성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최근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국민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며 핵심 내용으로만 보고 내용을 채워 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실장은 현직 의원직을 내려놓고 이날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비서실장·정무수석 교체를 계기로 이뤄질 민정수석실 신설 검토와 같은 대통령실 내부 조직 개편 등이 정 실장 앞에 놓인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