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65세 이상 면허 반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령운전자 가해 교통사고, 지난해 최다 기록
75세 이상 3년마다 면허 갱신…반납 시 인센티브

경기 남부에서 이틀 연속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가해자가 고령인 교통사고가 지난해 사상 최다 건수를 기록하면서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유지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10분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지역농협 건물로 70대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가 돌진했다.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지역농협 건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이 사고로 운전자 A씨가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았고, 동승자인 70대 여성은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 당시 현장을 지나는 사람이 없어 A씨 외에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 차량은 전면 주차를 시도하던 중 갑자기 건물 쪽으로 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 등 다른 법규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착각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91세 운전자가 후진하면서 행인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노래교실에 가던 80대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22일 오전 11시 50분쯤 경기도 성남시 판교노인종합복지고나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기어 조작을 착각해 후진 상태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엔 과속으로 차를 몰다 보행자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가 1년 6개월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지난해 11월 강원 춘천에서 과속으로 차를 몰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는 보행자 3명을 치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 3명 중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점,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고려했지만, 과실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 1명의 유가족이 아직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령의 운전자가 조작 미숙으로 교통사고를 내는 사례는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2년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낸 사고는 3만4652건으로 집계돼 TAAS로 공개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사고방지를 위해 고령자의 운전면허를 강제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고령자 운전을 제재하는 것은 ‘이동권 침해’라는 주장도 있다.

 

EU는 고령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력테스트와 건강진단서 제출 내용을 포함하는 70세 이상 운전면허 갱신주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미국도 고령자 면허 유지를 위한 각종 검사 의무를 강화했다.

 

우리 정부는 75세 이상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들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70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원 교통권을 제공하고, 경기도는 6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강원도 춘천, 횡성, 경기 파주 등은 30만원을 준다. 

 

2022년 기준 전국 6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반납 비율은 2.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