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안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표결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1대 국회 임기 내 재표결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못 박았다. 국민의힘은 즉각 “여야 협치와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국회 의안과에 5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홍익표 원내대표는 “5월 국회는 민주당이 의도를 갖고 소집하려는 게 아니라 법적 절차에 따라 마땅히 소집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어기면 국회의장을 포함해 국회의원 모두가, 교섭단체 대표들도 국회법을 어기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열고 말고, 교섭단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열리고 안 열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현행 국회법상 5월에는 임시회를 열도록 돼 있다.
홍 원내대표는 “5월 임시회에서 다수 법안과 함께 해병대 장병에 대한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 처리,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결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국회의장도 법적 절차에 따라 (입법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본회의를 열어주기를 부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국회를 통과한 각종 쟁점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8일 한 번 더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하겠다는 구상이다.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5월30일부터는 국회의장단 선출 및 원 구성 협상이 예정돼 있는 만큼 법안을 재발의해 본회의에 상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여당은 “민주당이 5월2일 본회의 개의를 기정사실로 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국회 여야 협치를 파괴하고, 선거 승리에 도취해 22대 국회도 독주하겠다는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일정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사전에 충실히 협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여야 원내수석 간 한 번도 본회의 의사일정 협의조차 없었으며, 김진표 국회의장 역시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나 별도의 의사표시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수석은 “여야는 이달 29일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간 회동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5월 국회 개의 필요성과 구체적 의사일정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영수회담 결과에 따라 5월 본회의 개최를 반대해온 여당의 입장도 달라질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