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자영업자 급전' 카드사·저축은행 등 연체율 치솟아

카드사 2023년 연체율 9년來 최고
5대 은행 1분기 연체율도 뛰어

고금리, 고물가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은행을 비롯한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특히 서민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급전’이 필요할 때 찾는 카드사의 지난해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시 서민이 즐겨 찾는 저축은행 연체율도 2011년 저축은행 사태 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주요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가계보다는 기업이, 기업 중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진=뉴스1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은 0.3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0.27%)는 물론이고 작년 4분기(0.29%)보다 눈에 띄게 높아진 수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30%에서 0.35%로 뛰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들의 연체율도 1분기 7∼8%대로 치솟았다. 작년 말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포인트 올라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급등세가 지속되는 실정이다.

은행과 더불어 벼랑 끝에 몰린 저축은행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서민들은 급전을 얻기 위해 금리가 더 높은 카드사나 보험계약대출 등 이른바 ‘불황형 대출’로 발길을 돌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2월(39조4743억원) 대비 78억원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포인트 상승해 2014년(1.6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